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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비비안을 잊어주세요-무지개케이크

사진출처: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지]

 

스토리보다는 감정선 위주로 짜여진 소설입니다.

아이를 독촉하는 어머니, 무심한데다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고 정부가 있다는 소문을 가진 남편

아름다운 황궁, 새장 속의 새처럼 갇혀 있던 비비안 엔드리스는

어느날 남편이자 황제인 사무엘에게 이혼을 고합니다.

오랜시간 그저 침잠해있던 비비안이 행동하게 된 것은 아이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 비비안은 사무엘에게 슬쩍 의중을 물어봅니다.

그리고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것을 넘어 거부하는 그의 반응에 이 모든 상황을 벗어날 것을 결심하죠.

기억술사인 비비안은 모두의 기억을 지우는 대신 스스로의 기억을 지우고 잠적합니다.

몇년 뒤, 비비안 대신 이브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그의 곁에는

딸 에스텔라와 아리안느라는 여성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억술사인 비비안은 강한 능력으로 인한 반동 중 하나로 기억을 차츰차츰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황궁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살던 그들이 수도로 귀환한 것도 비비안의 병세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아직까지 비비안을 찾고 있던 사무엘과 엔드리스 공작가가 있었기에

비비안이 모든 기억을 잃고 그저 에스텔라의 어머니이자 아리안느의 친구로 그곳에 있다는 것을 금세 들킵니다.

 

그렇게, 비비안을 그리워하던 모두가 비비안을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비비안의 어린시절과 부모님과의 오해, 사무엘과의 오해 등의 진실이 드러나고

악화되는 비비안의 병세에 따라 주변인들의 희망과 절망이 중점적으로 다뤄집니다.

스토리보다 감정선쪽에 치중된 만큼 인물들의 독백이나 심리묘사가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글의 분위기도 잔잔한 편입니다.

 

조금 아쉬운점이라면 설정 오류가 자주 보인다는 점입니다.

기억술사에 대한 설정에 주로 발견됩니다.

같은 술사들끼리는 기억제거가 안된다고 하다가,

화염술사라는 능력으로 버려진 황자에서 황제까지 오른 사무엘을 보며

기억을 지울까, 라고 고민하는 비비안이 나오는 장면도 있고

여신의 예언에서 기억술사가 태어나면 그 세대에 무로 되돌리는 아이가 태어날거라고 했지만,

비비안이 최초의 기억술사가 아님에도 비비안과 에스텔라가 그 주인공임이 당연하다는 듯이 넘어가기도 하죠.

작중에서 비비안의 병을 고치기 위해 사무엘이 이전 기억술사들을 다방면으로 조사했다는 부분도 있는 걸 보면

설정이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오타도 종종 보이는 편이라서 담당자를 거친 글이 아닌 조아라에서 작가의 1차 검토만 끝내고 나온 느낌이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잔한 감정선이라던가 끝이 향해 달려가는 처연미는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모두가 나를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그걸 몰랐다가 뒤늦게 알게 된 여주를 좋아하거나

시한부나 기억상실, 도주 등의 소재를 좋아하신다면 나쁘지않게 읽으실거에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주는 제 기준 용납안되는 수준에 별로 안굴러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사실 표지가 색감이 취향이라 홀려서 읽게 된...

 

::

작품무게 : 에스텔라의 기억 깃털 한 조각 정도(가벼움)

작중 분위기는 무거움

감정선 위주

약간의 도돌이표

처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