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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최강자 남주의 라이벌을 그만두었더니 - 유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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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웃으면서 보기 딱 좋은 소설입니다.

소재나 내용은 조금 유치하지만, 작가가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고 구조 자체는 탄탄한 편입니다.

캐릭터 붕괴가 없고, 고구마 발암없이 뇌 비우고 웃으면서 보기 좋아요.

 

아나벨 나디트는 후작 가문의 사생아로, 검술에 재능을 보였기 때문에

검술 대회 우승으로 실력을 증명해서 후작가의 가족으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아나벨의 소원이라기보다는 아나벨의 어머니와 오빠의 목표였죠.

둘은 그걸 핑계로 아나벨을 학대수준으로 몰아갔지만, 어린 아나벨에게는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검술만이 가족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었고,

검술대회에서 이안을 만나게 된 후 이안 때문에 원하는 모든 걸 갖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를 원망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약은 성격의 오빠와 함께 이안이 정상적인 상태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도록 계략을 짭니다.

그러던 아나벨은, 어느날 전생을 떠올리며 자신이 소설 속 악역임을 깨닫게 됩니다.

어차피 만년2위에 절대 이안을 이길 수 없고 그 결말이 감옥임을 알게 된 아나벨은 깔끔하게 포기합니다.

후작가에 들어가서 가족으로 인정받는 것도, 어머니와 오빠에게 인정받는 것도 포기 한 아나벨은

어디 조용한 곳에서 검술선생이나 하며 여생을 보내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오빠와 함께 벌여놓은 준비된 악행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이안과 아나벨의 마지막 검술대회였기 때문에 저질러놓은 일이 많았던거죠.

최소한 그걸 수습해야 여생이 평탄할 수 있겠다 생각한 아나벨은 그날부터 오빠 몰래 이안 지키기에 돌입합니다.

그가 설정해놓은 덫을 피할 수 없으니, 차라리 자신이 맞거나 이안을 돕는 방법을 택했죠.

그리고 어쩌다보니 그런 그녀의 행동은 그동안 악당 이미지를 가득 쌓아왔던 아나벨의 반전매력을 드러냈고,

이안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아나벨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죠.

 

그렇게 이안의 주변에서, 과거에 뿌려두었던 악행을 하나하나 정리해가다 정신차리니 어느새 이안과

로버트 황자와 함께 행동하고 있던 아나벨은,

진짜 가족도 찾게 되고 신의 목소리도 듣게 됩니다.

여기에서 아나벨은 신과의 거래로 세상에 존재하는 흑마법을 기원 세 가지를 파괴해주기로 합니다.

전생을 기억하는 그녀만이 흑마법의 기원을 알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어쩌다보니 세상만 구하고 평온한 삶을 살아야지-로 변경된 계획은

자신을 진짜 가족과 떨어뜨려놓은 원흉에 대한 복수도 추가되었고

아버지와는 오래전에 연락이 끊겼던 큰아버지와의 만남도 추가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성장해가며 원작이 달라지는 것도, 이안과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도

빠르고 시원하게 받아들이는 아나벨 덕분에 스토리 자체가 읽기 편합니다.

전체적으로 가볍게, 그렇지만 재밌게 읽었습니다.

 

::

등장 인물들의 평면적이지만 개성있는 캐릭터성

뻔한 내용이지만 동화를 기반으로 가져온 독특한 설정

중간에 슬럼프가 오지않는 일관성 있는 작가의 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