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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S급 공무수행에 협조 부탁드립니다-재겸

이미지출처:네이버 시리즈

 

[네이버 시리즈]

프리패스에 여주 현판이 떴길래 반가운 마음에 가볍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정신차려보니 프리패스가 의미가 없어져있던 작품입니다.

 

중반까지는 (약 120화) 가족이라는 이름의 빌런이 너무 강력하고 스트레스 요소여서

적당히 브레이크가 되어준 것 같은데, 그 뒤로 떡밥도 풀리고 하다 보니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모든 대한민국 국민은 만17세가 되면 주민등록증 발급과 동시에 각성자 등급 측정을 해야합니다.

아이돌 덕질을 하면서도 법대를 가고싶어 모의고사 올1등급을 받던 강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E급 이상의 각성자는 국방의 의무를 지게 됩니다.

강하라는 이 등급 측정에서 E급이 나와 실무안전요원 복무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그럼 국방의 의무는 몇 년이냐? 20년입니다.

공무원으로 평생직장인데다 20년 근속 후에는 연금도 주는,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누군가에게는 하늘이 준 기회일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라에게는 아니었죠.

 

하라는 고2 때, 팬이었던 아이돌 '권욱'의 팬싸인회를 간 적이 있습니다.

흔히들 '망돌'이라고 부르는 그룹이었기 때문에 동태눈을 하고 있는 권욱에게

자신이 이제 고3이라 한동안 못 온다는 말을 하고 나오던 길에 던전이 터졌습니다.

한순간에 최애가 던전에 휘말려 버린 상황에 하라는 옆에 있던 사람을 붙잡고

울고불고하며 권욱을 찾았었습니다.

불행히도 그가 잡은 사람은 뉴스 생방송 직전의 앵커였고, 생방송은 그의 흑역사를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물론 권욱은 그 던전에서 살아나와 S급이 되어 망돌은 때려치우고 재난청의 아이돌로 활약하고,

하라가 붙잡은 앵커는 세기의 미남수준의 얼굴과 능력으로 1등 신랑감, 9시 뉴스 고정 앵커가 되어 승승장구합니다.

그저 하라만이, 법대를 입학하기도 전에 나라에 인생이 저당잡혀서 마포지구 마석관리과에서 복역중이었습니다.

 

하다못해 등급이 높았다면 모를까, 하라는 E급이었고 10년에 걸쳐 모은 코인(헌터재화)은 겨우 127개에 달하며

적금통장은 부모님이 관리해서 존재가 불분명하고 집안에서는 무시에 익숙해진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이니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에 함께 오르내렸던 두 사람을 최대한 피하게 된 건 어쩔 수 없는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10여년간 피해다닌 것이 무색하게도, 마석관리과와 함께 진행하는 방송에

하필 그 앵커, 윤세헌이 오게 되었고 하필 그날 드라마국이 공사때문에 마석을 제거해버려 던전이 터졌습니다.

(설정상 마석을 끼워 둔 장소는 던전 발생이 되지 않지만, 안전불감증으로 다들 필요할 때 빼고 산다는 하이퍼리얼리즘)

그렇게 윤세헌과 강하라는 던전에 나란히 휘말리게 되고, 강하라는 거기에서 성좌를 만나 2차 각성을 합니다.

다만 문제는, 자신을 큐피트라 밝힌 성좌의 상태가 조금.... 많이... 이상해서

함께 휘말린 윤세헌을 보며 잘생겼다고 박수를 치더니 둘이 연애하지 않으면 스킬이 잠금되는

반쪽짜리 S급으로 만들어놓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처음에는 세헌에게 말도 못하고 끙끙거리다가, 결국 제 상태창을 이실직고하고

성좌와 '계약 연애'까지 타협을 본 뒤 두 사람의 공무집행을 위한 계약 연애가 시작됩니다.

 

하라는 늘 미안해서 최대한 그를 덜 귀찮게 하려고 노력하고, 혼자 하려고 하지만

성좌는 자꾸 둘이 같이 해야하는 퀘스트를 주고,

세헌은 그 사이에 서서히 하라에게 감겨서 하라가 자꾸 자신을 배제하는 걸 두고보지 못하게 됩니다.

((구오빠)권욱은 오빤데 왜 (계약)연애하는 자신은 윤앵커님이냐는 그의 속마음은 독자들을 기쁘게 만들었습니다.)

 

아래부터는 스토리 스포가 있습니다.

더보기

<스포 주의>

 

그러다 박차장과 이청장의 권력 싸움(이라 적고 한쪽의 일방적인 시비라고 읽는다)에 휘말려

상암동 S급 던전 보스방에 혼자 남겨졌습니다.

정확히는 분노한 보스와 둘이 남겨졌죠. 심지어 던전브레이크 발생 카운트다운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박차장 라인에 타서 던전브레이크 일으켜 사람 다 죽이겠다고 여기에 저를 집어넣은 구오빠에 대한

배신감이나, 반쪽짜리 S급인 제 능력치로는 상대가 안될 것 같은 보스 때문에

하라는 그냥 여기 용암에 빠져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같은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던전 게이트 앞까지 차를 끌고 와 기다리고 있을 세헌 때문에 그럴 수 없었습니다.

하라에게 그는 이미 충분히 자신에게 잘 해준 사람인데, 던전브레이크에까지 휘말려 죽게 만들 순 없으니까요.

천만 다행으로 퀘스트 보상으로 있던 수면제와 행운수치77 덕분에 겨우 보스를 처치할 수 있었던 하라는

그 뒤 권욱을 완전히 정리하게 됩니다.

 

권욱 대신 새로운 S급으로, 새로운 팀의 리더로 바쁘게 사는 하라.

관종 제작자 복희,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드는 래영 외 팀원들과 같이 던전도 다니지만

대부분은 스킬 및 스탯 버프가 되는, 동시에 일반인인 세헌과 함께 다닙니다.

 

하라와 세헌, 그리고 큐피트의 만담쇼를 보며 깔깔거리다보면

하라의 도플갱어 목격담이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정체는 17지구의 강하라로, 여기에서 평행세계의 떡밥도 회수됩니다.

17지구의 하라는 세계가 멸망을 향해 치닫고 있는, 그러나 동시에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세계에서 왔습니다.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만큼 능력치도 등급도 최대치이나 웃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17지구의 하라와 그 간의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마석으로 던전을 여는 방법과

평행지구, 그리고 평행지구에 가는 방법 등이 밝혀지게 됩니다.

 

17지구의 하라도 던전브레이크를 닫다가 여기로 넘어온 만큼 원래세계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17지구의 하라가 박차장과 마주치고, 그의 세계에서 박차장이 멸망의 원인이었기에

그리고 그가 본 모든 세계에서 또한 그랬기에 17지구의 하라는 박차장을 죽이려합니다.

하지만 그걸 막는 하라때문에 잠깐 하라를 바다에 넣어두고 작업을 진행합니다.

능력치 부분에서 턱도 없이 차이가 나는 바람에 하라는 꼼짝없이 심연으로 가라앉습니다.

그러다 정신차려보니 그곳은 사막이었습니다.

 

자신을 먼저 발견한 사람은 권욱. 하지만 그는 이상하게 기묘한 표정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거기에 등장한 사람은 하라가 한 번도 본적 없는 모습을 하고 있는 17지구의 세헌이었습니다.

17지구의 세헌은 하라를 보자마자 자신이 아는 하라가 아님을 알게 되고,

잠깐이지만 함께 생활하는 동안 서로의 모습에서 서로가 그리워하는 존재를 찾습니다.

같은 사람을 대하고 있기에 제법 말도 통해서, 떠나기 직전에 하라는 세헌에게

'그 사람은 너에게 반드시 돌아갈거다'라는 말을 해주는데,

결국 나중에 본인에게, 그리고 세헌에게 하는 말이 됩니다.

 

17지구에서 다양한 비밀을 듣게 된 하라는 복희를 찾기 위해 S급 무기를 부수는 짓까지 하고,

결국 원하던 응답을 받아 '시스템 제작자'를 찾기 위해 떠납니다.

다음으로 건너간 곳은 하라가 처음으로 각성하던 때의 과거였습니다.

거기서 하라는 그렇게 욕을 해대던 큐피트가 사실은 저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론 시스템의 초월번역을 동반한 하라였습니다.

(여기서 모두 함께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그 얄밉고 방정맞은 큐피트가 우리 귀여운 다람쥐라니....)

그곳에서 본인과 세헌이 던전을 빠져나올 수 있게 미리 던전도 치워두고,

과거의 하라를 각성도시켜주고 나서는 다시 다른 곳으로 건너갑니다.

 

그 곳은 조금 더 과거, 세헌이 어머니를 잃었던 던전이었습니다.

하라는 거기에서 세헌의 어머니 구영은과 어린 세헌, 어린 율리,

그리고 자신을 찾으러 온 세헌을 만나게 됩니다.

(세헌은 비각성자이나, 하라가 17지구의 하라와 함께 던전에 들어간 뒤 실종된 후

하라를 찾기 위해 방법을 찾아 최초 각성자인 라농을 찾아가, 그의 스킬을 통해 그곳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둘은 함께 영은과 두 아이들을 무사히 구출해내는 데 성공하고

던전밖으로 나가 그렇게 찾아헤매던 시스템 제작자, 17지구의 복희와 조우합니다.

사실 복희는 숨어있던게 아니라 시스템에 갇혀서 못나오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시스템의 자가회복 특성이 제작자인 복희를 못나가게 하고 있던 것입니다.

그래서 복희가 나오자마자 SSS급 시스템 괴물이 소환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라는 더 이상 스스로를 불신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하라가 시공간을 넘나들며 얻은 가장 큰 부분이고,

이 소설이 하라의 성장소설임을 보여주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늘 주눅들고 눈치보는 게 일상이었던 하라가 스스로에게 신뢰가 생겨 당당하게 웃을 수 있게 된겁니다.)

그는 제가 이 괴물을 해결할 걸 알고 있었고, 세헌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세헌의 고백으로 드디어 해금된, 마지막까지 잠겨있었던 스킬 '이동하실게요'로

세헌을 원래의 차원으로 돌려보냅니다. (특이사항 : 쿨타임 100년, 타인 강제 차원이동)

시스템 제작자를 찾은 보상으로 받았던 차원이동권과 함께.

(하라는 그 차원 이동권이 17지구의 하라가 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마저 하라다워...)

그리고 지난한 전투 끝에 시스템 괴물을 없애고 그 사이 복희는 시스템을 지워버립니다.

(모든 게 1지구에서 시작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1지구에서 다른 지구로 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다 던전이 생겨났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서 17지구까지 와서야 해결법 중 하나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스템을 유흥으로 받아들인 1지구 사람들이

다른 지구를 넘나들며 '성좌' 노릇으로 유희를 즐기는 바람에 던전이 더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최종보스까지 깔끔하게 클리어한 뒤 하라는 잠깐 지냈던 세헌의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 작품의 포인트를 꼽으라고 한다면,

첫째는 하라와 세헌 그리고 큐피트의 얼레벌레 계약연애 대장정이고

두번째는 이은주, 정유진, 박영희 등의 권력자들의 이해관계이며

세번째는 뒤로 갈수록 풀리는 떡밥과 거대해지는 세계관입니다.

 

사실 하라와 세헌만 보면 '로맨스 코미디'라는 말이 어울리는 편이고, 덕분에 작품 무게가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하나하나 주워모으는 떡밥과 세계관이 있어 그저그런 소설로만 넘기지는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은주를 비롯한 관리자 직급의 관계도도 재미있었던 부분입니다.

 

단점으로 꼽자면.... 120화가 되도록 하이퍼리얼리즘으로 독자와 하라를 괴롭히는 가족입니다.

중반부까지 영 성장을 못하는 하라는 제가 처한 상황이 불합리하고 이상함을 알고 있음에도

가족을 끊어내거나, 하다못해 제 권리를 주장하지도 못합니다.

사실 그 이후에도 가족과 관련된 일은 주로 세헌이 메인이 되어 처리하기 때문에

완전히 본인이 극복했다고 하기에도 어폐가 있긴 합니다.

그나마 후반부 가면 세헌이 복수하는 걸 두고 '평소에 잘 했으면 그런일이 안생겼을테니 내가 알 바 아니다'라고

하는 게 가족에게 한 제일 강한 표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조금 더 짧았다면, 혹은 더 깔끔하게 처리되었으면 하지만

하라의 성격을 보고 우리 주변을 보면, 오히려 그래서 더 현실성있는 반응이라 속이 터집니다.

 

*

세헌과 직장후배 민영과의 대화 중

"권민영, 너 집에서 남편분 뭐라고 불러."

"뭐? 우리 안사람? 왜."

"안사람이라고 해?"

"나는 아침에 나가서 밤에나 오고, 우리 안사람은 집에서 일하니까 안사람이지, 뭐."

그럼 네가 바깥양반이냐,

그렇다 내가 안동 권씨 집안에서 가장 출세한 사람이다 어쩌구 하는 농담이 오갔다.

*

상암S급 던전에 홀로 남겨진 하라의 독백

그냥, 죽을까.

S급 몬스터의 위압을 이겨내면 뭐하나.

상황이 주는 압박감은 여전히 하라를 괴롭혔다. 묘하게 익숙하기도 했다.

웃기는 일이다. S급 던전이 주는 압박에 익숙하다니.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럴싸했다. 가족이, 회사가, 환경이 주는 압박은 압박이 아닌가?

그냥 이대로 다 관두고 용암 안으로 떨어지면 순식간에 죽을 거 아냐?

죽은 다음엔 내 책임이 되든가 말든가 상관없지.

(물론 이 다음에 세헌을 생각하며 그래도 날 도와준 사람에게 염치없이 이건 아니지...라며 벗어납니다.)

*

꽤 공감했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 저만해도 리셋할래? 라고 물으면 단번에 아니라고 대답할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진짜로 인생을 리셋할 수 있는 버튼이 눈앞에 생긴다면,

그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스스로 영위해 온 인생에, 사랑하는 것 한두 가지는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까.'

*

하라가 본인의 과거를 돌이키며 하는 생각 중

처음에는 정말 창피하고 매 순간이 죽고 싶은 일들뿐이었지만,

늘 부표처럼 흔들리며 확신 없이 '이게 맞을까?'하던 강하라가 조금 더 단단해지기 위해서였다고.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

하라가 세헌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한다고 했을 때 세헌의 반응

"겨우 벗어나 이제 그 일은 과거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벗어난 과거 때문에 뭔가를 포기할 순 없습니다."

*

17지구의 복희가 하라와 세헌을 보며 하는 말

(사실상 17지구의 복희가 시스템이었고, 큐피트와 함께 둘의 연애에 누구보다 진심이었습니다.)

"음, 세상에서 제일 안 될 것 같았는데 이게 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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