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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지배자의 정원-페퍼치노

이미지출처:네이버시리즈

[네이버 시리즈]

 

어느날 세계 곳곳에서 생겨난 정체불명의 건축물

그리고 홀로그램으로 나타난, 스스로를 관리자라고 소개한 여자

등장과 동시에 몬스터 퍼레이드를 예고했고, 이에 대응하여 각성자들이 생겨났습니다.

 

윤서희는 그 중에서도 C급으로 판명된 헌터입니다.

이미 헌터의 수가 C급만 한국에서 백만명에 달하며,

전투는 보통 B급 이상이 맡고 C급은 그저 던전 부산물을 채집하는 일을 합니다.

그저 조금 특수한 직장에 특수한 자격증을 가지고 일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의 특이점이라면 '너무 선하다'라는 것입니다.

아픈 동생의 병원비가 걱정인 팀원에게 실적을 넘겨주고,

인원 제한이 걸린 게이트에서 다른 사람을 먼저 내보내고 자신이 남기를 바랄만큼요.

스스로도 알고 있을 만큼, 서희는 '선한 사람'에게 한없이 약하고 많은 것을 내어줍니다.

 

그런데 그렇게 입장한 던전에서 채집하던 중, 갑작스러운 보스 몬스터의 이동과

몬스터의 급습으로 파티는 난장판이 됩니다.

이례적인 일인만큼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챙기며

다른사람들을 전부 내보낸 서희는 게이트 인원 제한으로 나가지 못해 숨어있었습니다.

그러나 몬스터가 나타나 곧 들키게 되고, 그런 그를 감싸준 건 B급 헌터 윤주영이었습니다.

던전 파티에서 처음 만난 저를 구하겠다고 몸을 던져 치명상을 입은 윤주영 때문에 서희는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몬스터는 눈앞에서 왔다갔다 거리지, C급 헌터가 가진 하급 포션으로 죽어가는 그를 살릴 수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그의 스킬창에는 뭐에 쓰는 지도 알 수 없고 사용도 불가한 '지배자의 정원(?)'이라는 스킬 하나 뿐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제 스킬창을 원망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는 서희에게 <사용 가능>이라는 문구가 보입니다.

죽기직전이라 뭔지 몰라도 일단 써봤는데, 갑자기 빛이 나더니 B급 헌터 윤주영이 S급이 되더니

멀쩡한 얼굴로 그에게 '주인님'이라고 칭하며 몬스터를 박멸하고 돌아옵니다.

 

처음에는 윤주영이 제 스킬 때문에 그러는 줄 알고 제발 정신차리라 호소하던 서희는

윤주영과의 대화를 통해 그가 S급이 된 것이 자신의 스킬에 귀속되었기 때문임을 알게됩니다.

실제로 그의 스킬 창에는 윤주영의 이름이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졸지에 자신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S급 헌터를 줍게 된 서희와

그를 졸졸 따라다니는 윤주영 헌터와

실험정신으로 들어왔다가 자리깔고 누운 정서진,

자신을 지배자의 정원의 정원사라고 소개한 아반,

서희에게 관심과 유감이 많은 것 같은 관리자 노스텔지어의 이야기입니다.

 

접은글에는 스토리 스포가 있습니다!

더보기

<스포 주의>

 

지속적으로 곳곳에서 발견되는 '프린셉스'의 흔적들과 서희와의 연결고리,

당연하게 서희의 스킬을 알고 있으며 '지배자의 정원'을 관리하겠다고 나서는 아반,

관리자 노스텔지어는 지속적으로 서희를 배척하면서 동시에 지독한 관심을 보입니다.

 

저와 계약해서 S급이 된 윤주영과 S+이 된 정서진과 함께

프린셉스의 흔적과 노스텔지어의 행적을 따라가다보면

전대 관리자인 프린셉스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습니다.

 

전대 관리자는 스스로를 대가로 세계를 유지하고자 했고,

그가 남긴 조각 중 가장 큰 조각이 서희인 것입니다.

노스텔지어는 프린셉스가 그런 이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사실 그건 노스텔지어가 보지 못했던 그의 인간적인 면만을 떼어다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서희는 '인간성', '선의'라는 말을 녹여 만든 것만 같은 사람입니다.

 

서희를 보면서 프린셉스에게 버림받은 자신을 떠올리며 비참해하는 동시에

그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노스텔지어와

어떤 모습이던 간에 프린셉스를 그저 따르기로 한 Abandoned gardener, 아반

프린셉스에게 거둬진 두 아이의 상반된 행동과 그 결과

서희와 반목하기도 하고 간접적이나마 조력자가 되기도 합니다.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입체적이었던 인물은 '노스텔지어' 입니다.

프린셉스가 사라진것에 대한 슬픔과 분노 등 노스의 다양한 감정은 인간들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지만,

프린셉스임과 동시에 프린셉스가 아닌 서희에 대한 태도는 조금 애매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노스의 초중반 등장까지는 스스로도 혼란스러워하는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목표하는 바를 정확하게 정하고 스스로 관리자가 되어 돌진하고, 그러면서도 감정에 흔들리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주인공인 서희는 '선하다'라는 말이 정말 어울리는 캐릭터입니다.

사실 마냥 착하기만 하면 자기주장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답답하기도 한데

서희는 자기주장은 확실한 편에 침착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편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의사결정에 있어 스스로의 가치를 너무 낮게 두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

 

서희가 점점 성장해나가는 것을 보다 보면, 서희에게 프린셉스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결국 서희가 프린셉스의 조각이었음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둘은 다른 인생을 산 별개의 개체이나 동시에 같은 존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로맨스는 거의 없고 여주가 초중반까지 능력이 딱히 먼치킨도 아니지만,

선한 주인공이 세계의 비밀과 본인의 근원에 다가가며 성장해나가는 걸 보고 싶다면 추천드립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캐릭터나 스토리가 흔들리지 않아서 안정감있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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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물

선한주인공

먼치킨X

차분한 문체

멍멍이2마리와 주인님